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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다르로 향하며
안나푸르나에서 보내는 편지 전체 본문을 무료로 공개한 온라인 독서본입니다.
어제 시르카르카Shree Kharka에서 묵고, 오늘 레타르Lettar까지 이동했다. 예상보다 거리가 가깝지 않았지만, 어제 틸리초 호수를 다녀온 후라 그런지 걷는 마음에 한결 여유로웠다. 중간중간 쉬어 가며 주변 경치를 구경하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이 멈출수록 더 많이 보게 된다.*
오늘은 같은 숙소에 머무는 다른 트레커들이 몇몇 있음을 알게 되었다. 반가운 마음에 그들과 앞으로의 일정을 이야기하다 보니 자연스레 토롱라패스Thorung La Pass를 함께 넘기로 하였다. 이 패스는 해발 5,416m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개로 알려져 있고, 고산증세 등으로 인한 사고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혼자서 이 고개를 넘지 않도록 하는 조언을 이미 여러 차례 들었었다.
여기서 만난 뉴질랜드 친구 닉과 함께 숙소 근처 언덕에 올라 고도 적응 훈련을 진행하고, 일찍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누웠다. 어제처럼 편안한 잠을 잘 수 있기를 기대하며.
산에 왔더니 아빠도 사실 사탕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네


The more we stop, the more we can see
높은 곳에 올라가 “야호” 하고 크게 소리를 질러봐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 들걸
사실 맞아이 세상은 우리의 것이지
우리가 그걸 잊고 있었던 것 같아


이곳에서는 일찍 잠자리에 들게 된다. 산속에 어둠이 찾아온 이후에는 전등 불빛이 약해 책을 읽을 수도 없고 그나마도 자주 정전이 되거든.
일찌감치 잠자리에 누워 긴 밤을 보내다 보면 이런저런 잡생각이 많아져. 그러다 화장실에 가려 문을 열고 밖에 나가보면, 하늘에는 무수하게 많은 별들이 날 반기지. 왜 이제야 나왔냐고.
오늘도 뜬 커다란 보름달이 하얀 설산을 더 하얗게 비추고, 그 보름달 옆에서 느닷없이 별똥별 하나가 떨어진다. 그럼 난 잠에서 완전히 깨어버려 한참을 그곳을 바라보게 되지. 그러다 결국엔 추위에 몸을 떨며 방으로 돌아와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침낭 입구를 찾아 몸을 구겨 넣는다.
긴긴밤을 이렇게 보내고 있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