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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안나푸르나에서 보내는 편지 전체 본문을 무료로 공개한 온라인 독서본입니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창밖엔 설경이 펼쳐져 있다. 밤새 눈이 많이 내린 모습이다. 로컬 트레커 리잔은 이런 날은 눈사태의 위험이 있어서 이동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했지만, 알렉스와 나는 가능하면 머물러 있고 싶지 않았다.
더 많은 현지인의 이야기를 통해, 눈사태의 위험이 특히 높은 것은 MBC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에서 ABC로 가는 구간이 아니라 데우랄리에서 MBC로가는 구간이라는 것, 그리고 그 눈사태의 위험이 높은 구간을 비껴갈 수 있는 우회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린 일단 출발해서 상황을 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오늘 아침에 만난 독일인 데이비드가 합류했고, 어제 만난 제롬도 따라 나섰다.

마을을 벗어나니 곧 사람의 발자국이 보이지 않는 눈길이 펼쳐졌다. 우린 휴대전화 오프라인 지도와 GPS에 의존하며 길을 찾기 시작했다. 몇 차례 길을 헤매긴 했지만 혼자가 아니라 즐길 수 있었다. 다행히 눈사태 위험 구간을 벗어나 원래의 트레일로 돌아왔을 때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우린 계속하여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눈길에서 트레킹을 해본 적이 없다는 하와이 출신 제롬은 자꾸 무리에서 뒤처졌다. 결국 우리는 제롬을 MBC에 남겨두고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도 오후부터 눈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으면 다시 발이 묶일 수 있었다.
ABC로 향하는 길은 온통 안개에 싸여 있었다. 무념무상으로 길을 따라 걸었고 덕분에 우린 남들보다 일찌감치 ABC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난 달밧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한결 여유가 생긴 마음으로 창 밖을 바라본다. 이곳은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뭔가 자그마한 성취라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되는 이유는
‘내가 나에 대한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
라는 느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때 비로소 내가이 세상 속에서 뭔가를 해보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운동을 하거나
스스로 어떤 도전과제를 주고 성취해보는 것이
내 마음을 더 단단하게 할 뿐만 아니라
바깥 활동에서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많은 상황에서 사람들은 참 잘도 찾아내
‘위험할 수도 있는’ 일들을 말이야
하지만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거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