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e Line
일상의 순간2022-06-02•3분 읽기•by 이상민

The Fine Line

싱가포르의 한 카페에서 바퀴벌레와 참새를 바라보며 삶과 죽음, 우연한 경계, 일상의 관찰이 남기는 질문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기록한 짧은 에세이입니다.

#싱가포르#일상#생각#철학#여행

The Fine Line

로버슨키에서 맞이하는 아침, 눈을 뜨자마자 운동복을 입고 밖으로 나간다

싱가포르 강을 따라 이어지는 조깅코스는 하루를 시작하기에 좋은 장소다

더운 날씨에 아침부터 온몸이 땀에 흠뻑 젖는다 살아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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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야외테이블이 있는 한적한 카페에 들러 가볍게 아침식사를 한다

샐러드와 롱블랙 커피 한잔

샐러드를 아침식사로 택한 것은 혹시 더 건강해지고 싶어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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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를 한참 먹고 있는데 바퀴벌레 한마리가 내 식탁위로 올라왔다

내 음식을 탐내고 있는 것이냐

내가 입으로 후 불어 바퀴벌레를 한번 쫒아냈음에도 이녀석이 다시 내 식탁위로 기어올라왔다

그래 너도 다른 벌레와 다름이 없을텐데 내가 너를 차별했구나

난 그냥 그녀석을 내버려뒀다

내 아침식사도 이미 거의 끝마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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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며 바퀴벌레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연할 갈색의 몸통을 가진 그녀석은 두개의 지느러미로 주위를 기민하게 살피고 있었다

이렇게 느긋하게 바퀴벌레를 관찰해본 적이 있었나

언제부턴가 비가 내리기 시작해 내 식탁 위 파라솔에 툭툭툭 빗방울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이녀석은 비를 피하러 이곳에 왔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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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이녀석은 내 접시 아래빈틈에 몸을 숨기는가 싶더니 다시 주위를 어슬렁 거렸다

내가 남긴 음식부스러기라도 찾고 있는 것일까

어느 순간,

참새 한마리가 날아와서 내 식탁 위에 앉았다

내가 설마하고 쳐다보는 순간 그가 바퀴벌레를 채어갔다

난 순간 놀라서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그 참새는 순식간에 바퀴벌레의 몸을 두동강내고 한부분을 먹어치웠다

그 사이 다른 참새 두마리가 달려들어 그 바퀴벌레의 나머지 한부분을 채어가려 했다

하지만 최초의 그 참새는 그 남은 바퀴벌레의 몸뚱이마저 황급히 채어물고는 저멀리 날아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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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한동안 입을 벌린채로 참새가 떠나버린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전까지 생생하게 살아있던 바퀴벌레 한 마리가 지금은 생명이 꺼진 먹이가 되어 한 참새의 속을 채웠다

그 짧은 시간새에 그녀석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기는 했을까

잠깐이라도 스스로에게 애도의 시간을 줄 수 있었을까

하나의 생명이 삶과 죽음 사이의 아주 얇은 선 위에서 힘겹게 걷다 어느 순간 죽음이라는 세계로 발을 헛디뎌 버린 듯한 그런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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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런 생각을 하며 여전히 멍한 눈으로 참새가 떠난 자리를 바라보고 있는데

아까 바퀴벌레를 미처 쟁취하지 못한 참새 한마리가

평화롭게 지나가는 개미 한마리를 대수롭지 않게 먹어치우며 아쉬운 듯 주위를 휘휘 둘러보고 있었다


#삶 속에서 더더더를 좇다가 돌연 죽음을 목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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